최근 이동진 평론가의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라는 책을 읽으며 책에 소개된 영화들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우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 위주로 보는 중이죠.
오늘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대한 감상을 남겨볼게요.
당시 넷플릭스에서 제작지를 지원받아 만들고 극장 개봉과 함께 넷플릭스에서 공개한다는 것 때문에 상당히 이슈가 됐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OTT플랫폼에서 제작하고, 개봉되는 영화가 특별하지 않지만 당시는 처음 보는 사례였죠.
아주 간단히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산골소녀 '미자'는 둘도없는 친구 슈퍼돼지 '옥자'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옥자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끌려가게 되고 미자는 산에서 내려와 옥자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입니다.
제 기억에 당시 국내 최대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부분도 큰 주목을 받았던 것 같아요. 역시 제작비 덕분인지 지구상에 없는 슈퍼돼지가 밝은 대낮에 몸을 출렁거리고 뛰어다녀도 전혀 어색해보이지 않는 CG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는데요, 설국열차에 이어 봉준호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틸다 스윈튼을 비롯해 여러 국내외 배우들 누구 하나 어긋나지 않게 역할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어요. 주인공 '미자'역할을 맡은 안서현 배우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고, 요즘 가장 핫한 배우 중 한 명인 '최우식'의 예전 모습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재미있었죠.
영화 '옥자'를 이야기하면서 '봉준호'라는 감독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어떤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도 감독의 느낌이 확실하게 묻어나는 느낌입니다. 특히 이 영화를 보면서는 장편 데뷔작이었던 [플란다스의 개]와 [괴물]을 여러 부분에서 떠올리게 됐죠. 특히 주인공 '미자'라는 캐릭터는 [플란다스의 개]에서 봤던 배두나와 [괴물]에서 고아성을 잇는 느낌이었어요. 두 영화를 좋게 봤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흐름과 캐릭터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의 후반에 가면 감독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숨기지 않고 전달하는데요, 관객 입장에서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결말이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은 이야기였어요. 그게 이 영화를 통해 의도한 부분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 부분(영화에서 표현된 도살장)에 대해 홀로코스트를 연상시킨다는 표현도 사용했죠.
영화를 본 후 여러 동물의 사육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봤어요. 그리고 바로 채색주의자가 될 수는 없지만 우선 우유소비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우유를 주지만 저는 우유 대신 아몬드브리즈를 마시고 있어요. 어차피 우유 마신다고 키 클 나이는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책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에서 이동진 평론가의 글을 옮길게요.
물론 그걸로 충분할 리가 없다. 그래도 둘은 지옥의 밑바닥으로부터 구원되었다. 오로지 옥자를 구할 생각밖에 없었던 미자는 험난한 여정의 끝에서 생명 일반에 대한 연민을 배웠다.
내내 보살핌의 대상이었던 옥자는 말미에 이르러 또 다른 새끼 돼지를 보살피는 주체가 됐다. 봉준호의 세계에서 희망은 언제라 횃불이 아니라 불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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